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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역학과 시뮬레이션


기계공학(Mechanical engineering)의 기본은 역학(Mechanics)이다. 역학에는 정역학, 동역학, 고체역학(재료역학, 구조역학), 유체역학, 열역학 등이 있다. 교과과정에서는 정역학과 동역학을 먼저 배운다.


정역학(Statics)은 모든 힘이 균형을 이루고 있어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경우를 다룬다. 반면 동역학(Dynamics)은 힘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여 힘이 남고, 이렇게 남은 힘이 어떤 일을 일어나게 하는 경우를 다룬다.


이론을 공부할 때는 대부분 정역학보다 동역학이 복잡하고 어렵다고들 한다. 역학에 정역학과 동역학이 있는 것처럼 시뮬레이션에는 정해석(정적해석 - static analysis) 과 동해석(동적해석, 동역학 해석 - dynamic analysis) 이 있다. 정해석은 물체나 시스템에서 힘이 평형을 이룬 정상상태(Steady state)를 해석한다. (영어로는 'Solve'한다고 하기도 하며, '시뮬레이션 한다'라고도 표현함)

이 상태는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어떤 변화도 없는 상태다. 따라서 시간에 대한 변화를 고려하지 않는다. 이에 반해 동해석은 물체나 시스템의 움직이는 상태를 해석한다. 이 때,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해 시간 또는 주파수를 고려한다. 동해석은 정해석 보다 고려하는 변수가 많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문제가 복잡하다. 이것이 동해석이 정해석보다 많은 해석 시간과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유다.


시뮬레이션을 활용하는 사람들은 정해석을 상대적으로 쉽다고 생각하며 더 많이 사용하는데, 이렇게 된 원인을 2가지로 추정해 볼 수 있다.


(1) 정해석이 동해석보다 익숙하다. 왜냐하면 교과과정에서 동역학보다 정역학을 먼저 배우는 경우가 많다. 또한 동역학은 깊이 들어가면 복잡해지기 때문에 기초만 배우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2) 정해석이 동해석보다 비용(시간, 노력, 금전)이 적게 든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책과 논문에서 동해석이 정해석보다 많은 해석 시간과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배웠기 때문이다.


많은 경우, 대학에서 정해석을 제일 먼저 배우게 된다. 애니 듀크는 『 결정, 흔들리지 않고 마음먹은 대로 』에서 사람은 먼저 접한 정보를 나중에 접한 정보보다 옳다고 생각하는 편향을 갖는 경우가 많다고 했는데, 이런 편향이 정해석과 동해석 중에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의 경우에도 적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즉, 정해석을 먼저 알게 된 사람은 나중에 동해석이 필요한 상황을 만나도 정해석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할 수 있다. 물론 그 반대 상황도 가능하다. 동해석을 먼저 알게 된 사람은 나중에 정해석으로 충분한 상황을 만나도 동해석을 해야만 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실제로 어느 것이 더 이득인지 올바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정보의 편향에 신경을 써 주어야 한다.


정보의 양(量)을 보면 정해석과 동해석의 차이가 더욱 뚜렷해진다. 인터넷이나 관련 문헌을 찾아보아도 정해석에 대해 얻을 수 있는 정보량이 훨씬 많은 편이다. 이것도 정해석 쪽으로 선택을 치우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그런데 실제로 정해석만으로 충분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이 글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글의 목적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동해석에 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독자가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있다.



2. 정해석과 동해석의 차이


정해석과 동해석의 개념적인 차이는 앞에서 설명했으므로 이번에는 수식을 사용해서 그 차이를 설명해 보겠다. 아래와 같은 힘의 공식과 스프링 공식을 살펴보자.


힘의 공식: F= ma (m은 질량, a는 가속도)

스프링 공식: F= kδ (k는 스프링 상수, δ는 스프링 변형량)




스프링 공식의 원형은 F= kδ+ma+cv 인 힘의 방정식이다. 여기서 속도(v)와 가속도(a)는 시간(Time)에 관계된 항이다. 움직이지 않는 상태라고 하면 ma와 cv를 0으로 보고 생략할 수 있다. 그러면 이 식은 F= kδ가 된다. 이 방정식을 푸는 것이 정해석이다. 이에 반해 동해석은 생략하는 항목 없이 F= kδ+ma+cv 전체를 푼다.

(여기서는 간단한 수식으로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상미분방정식 형태를 사용하였으나, 실제로 복잡한 문제를 풀 때는 선형대수방정식을 사용한다.)


여러 종류의 시뮬레이션 방법 중 구조해석에서, 정해석은 F= kδ 를, 동해석은 F= kδ+ma+cv를 푼다. 이 중 동해석 방법에는 모드해석, 조화응답해석, 강제진동해석, 스펙트럼 해석, 과도해석(Transient Analysis) 등이 존재한다.


수식에서 보이는 것처럼 정해석은 동해석의 일부분이다. 시간에 따른 변화가 없다고 가정했기 때문에 수식이 간단해졌고 컴퓨터 계산을 빠르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결과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다. 


- 2편에서 계속 (왜 동역학(동해석)을 사용해야 하는가? 2편. 동역학(동해석)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


작성: 펑션베이 중국사업본부 차태로 본부장